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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중심의 발달에 적합한 바깥놀이 공간 구성
    놀이공간이야기 2017. 12. 13. 15:10

    아동중심의 발달에 적합한 바깥놀이 공간 구성

    "인간의 모든 행위는 공간 안에서 이루어진다"


    흔히 '공간'을 말할 때 우리는 물리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요소로 부터 사람이 인지하는 어떤 형태를 포함합니다.

    '공간'은 우리가 살고있는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는 유아의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 동부지검 푸른솔 어린이집 전경


    오늘날 유아는 주거공간인 가정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유아교육기관에서 보냅니다. 

    유아교육기관의 공간은 크게 실내실외놀이 공간으로 구분됩니다.

    이 중 실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바깥놀이 공간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실내놀이와는 다른 매력을 제공합니다.

    미끄럼틀을 타고 술래잡기놀이를 하고, 

    흙으로 주먹밥을 만들며 가족놀이를 하는 등 놀이의 양상이 다채로워집니다. 


    그렇다면 유아는 바깥놀이공간을 어떻게 인지할까요? 단순히 놀이의 장소일까요 ?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아들은 실외공간을 성인의 통제와 감시로부터 벗어난 

    규제가 적은 자신들만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물리적, 기능적 장소의 의미를 넘어 관계를 만드는 공간으로 인식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들의 자율성과 정체성이 자라나는 바깥놀이 공간은 어떤 공간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심리적인 공간



    [종일반 유아들이 A 유치원 뒤편에 있는 잔디밭에서 놀고 있다]

    연구자 : 지금 뭐하니?

    유아 : 미끄럼틀 타요.

    연구자 : 여기서 미끄럼 타는 거야?

    유아 : 네.

    연구자 : 여기가 어디야? 이건 미끄럼틀이 아니고 바위 같은데?

    유아 : 바위에서 미끄럼 타요.

    연구자 : 바위에서 미끄럼 타도 재미있어?

    유아 : 흐흐...

    (11월 7일, A유치원 만 5세 유아면담)


    A 유치원에는 연령별로 고정된 놀이시설, 모래놀이장 등이 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공식적 놀이공간의 미끄럼틀보다 

    유치원 뒤편에 위치한 잔디밭 바위의 경사면을 놀이기구로 변형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볼 때 유아들은 심리적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공간을 만들 때에 스스로가 주체 기관(agency)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2. 일상생활이 확장된 공간


    두번째 바깥놀이 공간의 또 다른 의미는 일상생활을 모방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나타납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공간은 '자연'입니다. 
    유아들의 자연의 체험을 통해 유아 자신의 삶의 공간, 즉 사회적인 공간을 만들어 냅니다.

    연구자 : 애들아 지금 뭐하는 거야?
    유아 : (흙을 굴리며) 저는요 주먹밥하고요, 피자 만들어요.
    연구자 : 옆에 나뭇잎은 뭐 할 거야?
    유아 : 피자안에 장식하구요. 찢어서 주먹밥 양념할 거에요.
    (11월 13일, B어린이집 만 4세 유아면담)

    통제와 제한이 최소화된 바깥놀이 공간 안에서 
    유아들이 자유롭게 해 볼 수 있는 놀이의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때 바깥놀이 공간은 유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상적인 생활이 확장되는 공간이 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제한적인 공간의 경우 유아들은 일상 생활과 연계할 수 없으며 사회적 일상생활과도 불리시켰습니다.

    연구자 : 어떤 놀이가 제일 재미있어?
    유아 : 친구랑 같이 노는 거요.
    연구자 : 그럼 교실에서 친구랑 못 놀아?
    유아 : 네.
    연구자 : 그래서 바깥놀이 할 때 친구랑 제일 신나게 노는 거야?
    유아 : 네.
    연구자 : 근데 왜 시소 먼저 탔어? 놀이기구 중에 시소 타는 걸 제일 좋아해?
    유아 : 응... 형님들 타는 미끄럼 빨리 타고 싶어요. 우리는 원래 어려가지고. 선생님이 타지 말라고 했어요. 
    (11월 7일, A유치원 만 4세 유아면담)


    3. 관계의 연속적 공간



    대게 유아들은 실내보다는 실외라는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며 제약 없이 자신의 느낌을 찾습니다. 
    또한 이러한 활동이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다가 
    유아간의 관계를 형성하게 됨에 따라 함께 공유하는 놀이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정체감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며 이러한 관계를 통해 유아들은 끊임없이 성장해 갑니다.
    이런 의미에서 바깥놀이 공간은 관계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됩니다.
    반면 교실에서와 마찬가지로 '뛰면 안 되는' 규칙을 부여하는 순간 
    바깥놀이 공간은 유아의 일상생활과 분리된 암묵적 통제가 존재하는 공간이 된다고  합니다.



    후지유치원 [ 출처 : TEZUKA ARCHITECTS ]


    이번 글에서는 아동중심의 발달에 필요한 공간은 어떤 공간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런걸 한번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어른들의 시선에서 아이들의 놀이 공간과 아이의 시선에서의 놀이 공간은 확연이 다르다는 점이요.

    어른들은 바깥놀이공간을 단순히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놀이의 연장선으로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쩔때는 규칙이라는 명목 하에 아이들의 활동을 제한할때가 있지요. 


    그렇다면 아이들에게는 어떤 바깥놀이 공간이 필요할까요?

    정형화되고 획일화된 바깥놀이 공간 보다는 유아들의 일상적인 삶과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성 속에서 공간 구성을 이해하는것에 좋겠습니다.


    어떤 형태나 기능적인 구분을 두는 공간도 중요하지만,

    보다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이들과 닮아있다면 

    유아가 더 즐겁고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이번 글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지는 "어린이정원"으로 초대합니다.

    아이땅의 바깥놀이 공간 디자인을 보고싶으시다면! 해당 이미지를 클릭하면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참고자료 : 권선영, 정지현, 박선미 , "유아와 교사가 인식하는 유아교육기관 바깥놀이 공간의 의미 탐색",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제 18권 1호, 2017. pp 8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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