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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리뷰]자두치킨 : 까칠한 아티스트의 황당한 자살기
    리뷰 2017. 8. 19. 11:30

     

     

    부담 없이 읽을 책을 찾고 있던 와중에 눈에 띄인 책이 있었다.
    개성 있는 흑백의 삽화에 ‘까칠한 아티스트의 황당 자살기’라는 부제가 붙은 ‘자두치킨’이였다. 보는 순간 짧은 스토리의 그림책으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읽는 내내 깊이 있는 스토리와 표현력이 소설과 같아서 좋았고, 거기에 더해진 특색 있는 삽화는 책을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타르’연주가인 주인공 나세르 알리칸은 자신이 아끼는 스승이 주신 선물인 ‘타르’를 사랑하지 않는 자신의 부인이 무참히 부숴버리자 주인공은 낙심하게 되고, 어떤 타르에서도 원하는 음색을 얻을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그 후로는 자살을 마음먹은 주인공의 7일간의 행적이 현재 미래 과거로 무작위로 진행되다가 ... 7일후 그는 죽었다.

     

    작품은 읽는 동안 주인공을 어떤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는지 고민스러웠다.
    예민하고 까칠한 예술가와 그와 함께한 ‘타르’, 다시는 복구 되지 못할 ‘타르’를 잃고, 어디에서도 그 음색을 찾을 수 없어 허탈감을 느끼는 예술가로서 존재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인가...?

    ‘이란느’를 사랑한 한 남자가 한 여인의 사랑으로 타르를 연주하고 음악에 심취한 삶을 살았다가 이 사랑이 자기의 삶을 지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무기력에 빠지게 된 한 중년남성의 이야기인가...?

     

    “그 여인에 대한 네 사랑이 바로 네 음악 속에 드러나는 거지. 네가 연주하는 멜로디 하나하나 속에 그녀가 들어 있다고 믿거라.”

     

    책의 처음 시작이 자신을 못 알아보는 한 여자부터 시작하는 것을 볼 때 나세르는 예술가로써 자신이 아끼던 ‘타르’를 잃은 것에 대한 절망이 아닌 사랑해왔던 여인이 자신을 못 알아본 것에 대한 절망이 자살의 시발점이라 생각한다.

     

    “부인! 실례합니다! 부인”
    “혹시 성함이 이란느 아니신지?”
    “네, 그런데요. 어떻게 아시죠?”
    “나 모르시겠소?”
    “전혀요”

     

    나세르는 자신의 행복이 ‘무엇(이란느에 대한 사랑)’으로 살아가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잃었다. 결국 죽음을 결심 한 것 같다.
    나는 내 인생이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
    까칠한 예술가가 죽음을 결심하고 그려지는 잔잔한 장면들에서 그는 알 수 있었다. 그가 죽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으며, 자기를 쓸모있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고 그가 아직 좋아하는 자두치킨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의 행복이 사라지면 삶의 이유도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왜 제목이 ‘자두키친’일까?
    자두 치킨은 이란의 전통음식으로 자두, 절인양파, 토마토, 강황, 사프란, 닭고기를 밥과 함께 먹는 요리이다. 글 속에서 자두치킨은 나세르의 어머니가 가장 잘 만들었던 음식으로 나세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자두치킨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히 먹을 것을 넘어서 ‘사랑과 추억’을 담은 소재이다. 그러나 좋아하던 자두치킨 조차도 주인공의 죽음의 결심을 막지는 못한다.
     
    이 책은 자살이라는 소재를 덤덤하고 잔잔하게 이야기한다. 짧은 분량의 삽화들과 함께 삶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난해하고 고집스럽지만 삶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덤덤하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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